구미에서 선산으로 가는 국도변에 자리한 고아 성당은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특이한 건축물입니다. 별생각 없이 지나다 보면 성당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독특한 외형입니다. 성당 입구 쪽 뱃머리 모양의 바닥엔 물길을 놓아 성당의 뒤쪽까지 물이 찰랑거려 방주의 의미를 더욱 살려줍니다. 왼쪽의 특이한 종탑은 전례 종탑이라고 합니다. 가톨릭의 전례 시기별로 종탑의 불빛이 색깔을 달리한다고 합니다.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성당으로 들어서면 마치 배의 바닥을 연상케 하는 나무로 만든 둥근 천창과 제대 뒤쪽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아름다운 십자고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첫눈에 참 아름답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십자고상은 대리석 질감의 유리로 만들어 성당에 들어선 신자의 두 손을 자연스레 모으게 만듭니다. 이 십자고상은 조완희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성당의 좌우 스테인드글라스를 함께 제작하셨다고 합니다. 고아 성당의 내부는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들로 내부 곳곳을 평화롭고 조화롭게 만들어 줍니다. 마치 노아가 홍수심판이 그치고 보았던 그 구원의 무지개가 이런 빛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빛과 색이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십자가의 길 14처는 회색 바탕 위에 색감을 최소화하여 각 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회화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한 14처 하나하나 앞에 서면 십자가 고난의 길에 온전한 기도의 마음이 됩니다.
고아 성당은 내부 장식 하나하나에 많은 정성을 들여 완성한 성소입니다. 제대 뒤쪽의 벽 또한 로마의 지하 공동묘지인 카타콤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벽 쪽의 냉난방기와 스피커들 또한 벽체 안에 감춰두어 본당 내부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이처럼 고아 성당은 세심함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고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하는 아름다운 성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