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네 번째 목표로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검소한 생활 양식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 전환이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던 공동의 집 지구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소비를 절제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입니다. 2022년 6월 유럽연합에서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는데 사용하는 충전기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것을 법제화하였습니다. 애플이 반대하였지만,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충전기를 새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으로 지불되는 비용과 자원을 아끼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에 더 큰 힘이 실린 결과입니다.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현재의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파멸로 치닫는 지구를 유산으로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의식 없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에너지를 무한정 소비해 왔던 나날을 깊이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시작에 앞서 2020년 가을 특별사목교서에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교구는 시의적절하게 본당과 교우들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해야 합니다. 본당은 생태환경분과(위원회)의 설치와 활동을 통해 본당과 교우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의 시기는 정말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지혜롭게 구별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교회 공동체와 우리 삶 안에 자리하실 수 있도록 내어드리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글ㅣ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