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유치원에 다니던 어린 시절 유난히도 배가 자주 아팠습니다.
그럴 때면 수녀님께서 저를 원장실로 불러, 마치 할머니들이 손주가 배앓이 하면
“할머니 손은 약손, ○○ 배는 똥배~” 하시는 것처럼 저를 그렇게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수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꼭 덧붙이셨습니다.
“재환아, 너는 나중에 꼭 신부가 되어야 한다.”
물론 저 역시도 누구나 그렇듯 학창 시절을 보내며 여러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수녀님과의 약속대로 이렇게 한 명의 사제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배를 쓰다듬어주었던 수녀님의 그 손이 어쩌면 저를 이끌어 주신 주님의 손길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몸과 피로 축성할 수 있게 된 저의 손 역시 그분의 도구가 되어
새로운 성소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손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글ㅣ박재환 가브리엘 신부(신갈 본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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