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사제가 된 지 9년 차가 되었습니다.
보좌 신부가 끝나고 주임으로 나가기만을 기다렸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가장 훌륭한 주임 신부가 되리라!” 여겼던 마음처럼 첫 주임으로 지낸 본당에서는 무엇이든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모습이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나도 모르게 타성에 젖어 드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문득 생각난 첫 부임지에서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본당의 빚을 갚기 위해 일주일간 유자청을 만들었던 기억…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손은 퉁퉁 불었지만, 교우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비록 첫 부임지에서 만큼의 열정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의욕이 앞섭니다.
이렇듯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때가 지나고 나서야 쓰임 있는 숯이 되는 것처럼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해야 할 일을 하며 달린다면, 누군가에게는 ‘훌륭한 주임 신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신앙의 추억과 기억' 코너는 교우분들의 신앙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여방법 자세히 보기 ▶ https://www.casuwon.or.kr/info/event/88087
글ㅣ조윤호 윤호요셉 신부(봉담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