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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10-27 17:36:59 조회수 : 579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표현은 원인과 결과 즉 인과관계에 대해 논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이라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달걀이라는 결과가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가 과학이든 심리학이든 또는 사회학이든 원인과 결과로 나누어 증명하고 설명하려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관하여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성당에 왔기 때문에 세례를 받은 것이고, 내가 성경을 읽기 때문에 하느님을 알게 된 것이고, 내가 죄를 고백하였기 때문에 죄를 용서받았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이나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 우리가 죄를 고백하였기 때문에 하느님의 용서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회개하였기 때문에 하느님의 구원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이 먼저사랑을 베푸셨기 때문에 우리가 회개할 수 있고, 죄를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세관장이면서 부자였던 자캐오가 예수님을 맞아들여 식사를 대접하고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라는 구원의 말씀을 듣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예수님이 먼저자캐오의 이름을 불러주셨고, 자캐오의 집으로 들어가 함께 식사를 나누었기에 자캐오는 예수님의 자비에 기쁘게 응답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자비가 자캐오를 변화시켰듯이,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가 그분께 감사함을 느끼도록 해주고, 그분의 사랑에 알맞은 삶으로 회개하도록 자극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오셨는지 알려 줍니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또한 오늘 제1독서는 예수님의 이러한 모습이 하느님의 뜻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그들의 죄를 보아 넘겨주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자캐오의 이름을 부르셨던 것처럼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 봅시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더 잘 보기 위해 돌무화과 나무에 올라갔던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십자가 나무에 오르도록 합시다! 만일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그분이 얼마나 자비롭고 인자하시며, 사랑이 넘치는 분이신지를 듣게 되고, 보게 될 것이며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목소리로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에 감사함과 기쁨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글ㅣ김일권 요한 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