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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은 무덤이 아닌 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7-29 09:40:22 조회수 : 500

안녕하세요?” 저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수많은 인사를 나눕니다. 오늘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가다듬으며 숨을 골라 뱉습니다. 기록장을 펴 지금 이 순간 감사한 것 세 가지에 대해 적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예수님께서 자신을 성전으로 부른 것이 떠올랐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의 몸을 성령이 머무는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합니다. 여러분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6-17 참조).

 

성전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 안에 있으며 그 자신들이 바로 성전이기도 합니다. 거룩한 성전이 무덤이나 전쟁터의 모양새를 하고 있진 않겠지요. 저는 저의 몸을 무덤이 아닌 로 만들고 싶습니다. 뜰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잔혹함이 없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신체를 성전처럼 다루어야 합니다. 제 몸에 다른 생명의 고통과 피, 비명이 서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 몸이 새로운 생명과 사랑이 자리 잡을 수 있는 비옥하고 평온한 곳이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몸은 안녕하신가요?

우리는 스스로를 지속하기 위해 음식뿐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는 양식도 섭취하며 살아갑니다. ‘죽음에 대한 저항감’. 며칠째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였습니다. 인간 동물, 비인간 동물, 저 너머의 것들이 죽어갈 때마다, 스스로를 지속하지 못할 때마다 제 마음은 무너졌습니다. 다양한 생명을 계급으로 나눈 세계와 자연에 도덕률이 있다는 믿음을 거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죽음에 저항하는가는 생과 연결되었고 제게 큰 화두였습니다. 오늘도 나에게, 모두에게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일까? 더 걷고 느끼며 공부합니다. 안녕을 말하며 힘껏 사랑하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성전입니다. 아무 언약이 없는 곳에서도 서로에게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마법이 일어나는 곳, 땅이 꺼져도 나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사이에 있다고 느낍니다. 혼돈 속에서 서로를 토양 삼아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이들 덕분에 저의 성전은 건강하고 안녕합니다.

 

사랑하는 이여그대의 영혼이 평안하듯이 그대가 모든 면에서 평안하고 또 건강하기를 빕니다”(3요한 1,2).


글ㅣ이원정 아가토니카(바로 VARO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