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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로운 시작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4-22 13:29:29 조회수 : 672


다시, 새로운 시작

 


빈 무덤을 목격하고 그 소식을 접한 제자들은 아직까지 의심을 떨쳐내지 못합니다이를 복음에서는 문을 걸어 잠가 놓고 두려워하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전합니다복음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두려움의 원인이 유다인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끝까지 스승님 곁을 지키지 못하고 도망간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실망감과 부끄러움 때문에 움츠려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이렇게 숨어있는 제자들 안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그리고 다음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부활하신 예수님의 등장은 제자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의 순간입니다그런데 더 인상적인 장면은 제자들에게 건넨 첫 마디입니다부활하신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요한 8,1-11) 제자들의 지난 부족한 행실을 따져 묻지 않으십니다오히려 평화를 빌어주며 그들을 위로하고 안심시키십니다지금 제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바로 그것을 채워주십니다무엇보다도 예수님은 제자들이 넘어져 주저앉아 있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습니다그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 일으켜 주시고다시금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그렇게 예수님은 제자들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세상 밖으로 나가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두려움에 문을 걸어 잠가 놓고 있던 제자들의 모습은 긴 시간 코로나로 움츠려 있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많이 닮아 보입니다. ‘혹시 내가 감염되면 어떻게 하지하는 두려움으로 시작된 이 싸움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단절시키며 마음까지도 위축되게 만들었습니다신앙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코로나 감염병은 교회와 거리를 두게 만들었고상황이 지속됨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거리까지 멀어지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오늘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이 평화가 위로를 가져다주며 동시에 우리가 잊고 있던 사명을 기억하도록 초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다음의 말씀에 힘입어 우리 삶을 덮고 있는 어두움을 거두어 내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부활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 20,21).



글ㅣ윤성민 그레고리오 7세 신부(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