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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축일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4-14 17:40:19 조회수 : 701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요한 20,9)


2022년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1.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주님께서 돌아가신 지 사흘째 되던 날, 어둠이 걷히고 동이 틀 무렵 주님을 그리워하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음을 목격한 마리아 막달레나는 슬픔과 절망 속에서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13).”라고 전합니다. 마리아의 목소리에서 슬픔과 절망이 베어나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전쟁과 분쟁, 자연재해 등으로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서 힘겨워하고 있는 우리 목소리와 닮았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마리아에게 다가오셔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마리아야!(요한 20,16)” 마리아에게 위로가 되었던 이 부르심은 슬픔과 절망 속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됩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인 우리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키시는 자비와 사랑이 가득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2.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

주님 부활은 그분의 자비가 얼마나 크신지 알려주는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는 그 자비에 힘입어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부활 사건을 통해 우리가 당신의 자비를 입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비로운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도록 파견하십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의지할 곳 없이 버려진 사람을 향하게 합니다. 이번 사순 시기 동안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라는 실천 운동은 우리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주님 부활의 기쁜 소식은 생명이 죽음보다 강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결국 승리한다는 희망의 복음으로 우리를 무장시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루카 10,29-37)처럼 버림받고 상처 입은 이들에게 다가가 이웃이 되어주는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나아갑시다.



3. 공동의 집인 지구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는 끊임없는 개발과 성장에 대한 맹신,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개인주의로 고통을 겪으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는 인류에게 닥칠 종말 예고가 결코 허구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찬미 받으소서』 161항 참조). 교회는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에 따라 ‘생태적 회개’를 실천하는 방안을 찾고 제시합니다. 교구, 본당, 가정 모든 공동체에서는 이 여정에 함께 하며, 검소하고 절제된 삶을 통해 어머니인 지구의 생태환경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2030년 교구 에너지 자립’과 ‘2040년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모세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이끄셨던 하느님의 파스카 신비, 당신의 아들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이끄신 하느님의 파스카 신비는 우리 시대의 생태적 회개를 통해 종말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로 인도할 것입니다.

4.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

주님 부활의 기쁨을 경축하는 오늘, 온 교회는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평화를 경축하며 노래합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오시어 그들 가운데에 서시며 말씀하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그리고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주시고,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21)”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내란과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으며 죽음 앞에서 애절하게 울부짖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은 온 인류에게 큰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살육과 잔혹 행위가 반복되는 무분별한 학살’이라고 하시며 “전쟁을 종


식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3월 20일 삼종기도 후 말씀 참조). 또한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에게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한 노력에 전적으로 투신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우리도 힘과 마음을 모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전쟁으로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우리 모두를 위한 평화이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평화입니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84,5 참조).


5. 온 누리에 평화가 깃들길 바라며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했습니다(요한 20,9 참조).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인간의 무분별한 오용과 파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어머니인 지구를 위해, 전쟁으로 죽음에 내몰린 이들을 위해 빛과 희망을 선사하며 평화를 주시기 위해 죽음에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복음화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실천하고,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태환경을 회복하는 데에 함께 참여하며,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연대합시다. 그러면 우리 마음 안에 그리고 인류 공동체 안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온 누리에 흘러넘칠 것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이 길에 우리 모두 온 힘을 모아 일치하며 정진합시다.


수원교구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2년 4월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 용 훈 마티아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