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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다, 성 시몬 (축일 10월 28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0-24 14:25:46 조회수 : 142

시몬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사도가 되기 전에 유대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열혈당 당원이었습니다. 열혈당의 목표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유대인을 해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바리사이들로 구성되었으며 타협할 줄 모르는 극단적인 집단이었습니다. 로마 제국에 순종하는 유대인을 배신자로 여겨 약탈하고 공격했으며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유대 땅에 메시아가 오면 로마를 물리치고 유대민족을 해방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런 열혈당원이었던 시몬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시몬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여러 기적(카나 혼인 잔치의 기적, 중풍 병자의 치유, 산상설교, 과부의 죽은 아들 회생, 죄 많은 여인의 용서, 풍랑을 멎게 한 기적, 마귀 들린 자들 치유, 야이로의 죽은 딸 회생, 눈먼 두 사람의 치유 등)을 보았습니다. 시몬은 증오심으로 가득 찬 열혈당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루빨리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새로운 삶, 거룩한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제자 중에 열두 명을 ‘사도’로 뽑았습니다. 사도(使徒)라는 말은 ‘하여금’ 사(使)와 ‘무리’ 도(徒)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使)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고, 도(徒)는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제자’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사도는 ‘일(파견)을 받은 제자’가 됩니다. 파견을 받으려면 ‘파견하는 이’가 있어야 합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땅끝까지 가서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하라.’고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시몬도 복음을 전하려고 멀고 먼 땅 이집트까지 갔습니다. 그곳에서 갖가지 고난과 역경을 겪었으나, 이를 신앙심으로 극복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시몬은 다시 페르시아로 갔습니다. 페르시아인들은 ‘아후라 마즈다’라는 신을 믿었습니다. 그 신은 남자와 여자의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몬은 그들의 신상(神像)을 모조리 부숴버렸습니다. 그러자 신상 속에 들어있던 악마들이 소리치며 달아났습니다. 사람들은 시몬을 붙잡아 그를 기둥에 거꾸로 매달았고 톱으로 온몸을 잘랐습니다. 시몬은 그렇게 ‘순교’했습니다. 시몬의 모습을 그린 성화를 보면 대부분 ‘톱’이 등장합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가 그린 ‘성 시몬 사도’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에서 시몬은 눈을 부릅뜬 채 톱칼을 들고 있습니다. 당장 내려칠 기세입니다. 


영화 <미션>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교황청에서 파견된 주교가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입니다.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