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들과 싱그러운 나무로 뒤덮인 5월의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하느님의 초대에 바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친구의 권유로 세례를 받고 청년 성가대를 시작으로 성가정을 이루었고, 결혼 후 아이들과 함께 한 첫 순례지가 이곳 미리내 성지였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이 모두가 성모님의 전구로 주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야훼이레라 믿습니다. 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미리내 성지에서의 봉사는 어느덧 9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지금까지 이 시간을 허락해 주신 주님께 마음 깊이 감사 드립니다.
어느 날 신부님께서 “미리내 하면 아름다운 은하수가 떠오르지만, 박해 시대의 숨어 지내온 교우촌의 불빛이 은하수 처럼 반짝였다고.... 또한, 김대건 신부님의 묘지와 유해 등 김대건 신부님의 흔적이 곳곳에 숨 쉬고 있는 거룩한 성지”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박해시대의 신앙 선조들의 삶을 떠올리고 지금 나는 어떤 순교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아니 살고 있는지를 깊이 묵상하고 고민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비록 피의 순교는 할 수 없지만 봉사를 할수록 박해시대 신앙 선조들의 삶의 무게가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은 축제가 됩니다.”
103위 성전 입구에 쓰여 있는 이 글을 떠 올리며 앞으로 남은 저의 인생 여정에서 이 작은 봉사가 밀알이 되어 상대를 위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끝으로 미리내 성지를 순례하는 모두가 주님을 만나 삶이 아름다운 축제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