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와 계신 하느님을 찾고 발견하러 떠납니다
수원교구, 해외 선교지에 사제 파견
남아메리카 칠레에 2명, 아프리카 잠비아와 미국에 각 1명 파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 선교에 대한 천주교 수원교구의 관심이 뜨겁다.
천주교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9월 24일 수원교구청 5층 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총 4명의 사제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미국으로 파견하는 ‘해외 선교사제 파견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교구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장 이성효(리노) 주교와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선교사제의 동기 사제, 부모 등 50여 명이 참석해, 세계적 감염병 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참조)’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파견되는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고 격려했다.
이날 파견미사를 통해 남아메리카 칠레에는 이용규(프란치스코)·고상우(스테파노) 신부가, 남아프리카 잠비아에는 신동호(다윗) 신부가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사제로 파견되며, 구영생(바오로) 신부는 미국에 교포사목 사제로 파견된다. 이 사제들은 이미 현지 적응 기간을 보냈으며, 여건이 되는대로 출발하게 된다. 올해 선교 사제 파견미사는 당초 6월 17일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되어 이날 거행됐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파견되는 사제들에게 “매사에 성실한 기도와 함께 모범적인 생활로, 만나는 교우들에게 모범이 되고 세상의 빛이 되기를 바란다. 현지 교구장 주교들의 뜻을 잘 받들고, 현지에 있는 교구 사제, 선교 사제단들과 긴밀히 협조하는 가운데 기쁨과 보람 가득한 선교사제의 길을 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신자들에게는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지상 최고 명령인 선교를 수행하는 해외 선교 사제들이 복음 선포에 전념하도록 지속적인 기도와 물적 후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사 중 거행된 ‘파견 사제 축복식’에서는 파견 사제 소개와 파견 사제의 ‘신앙 선서와 파견 서약’이 진행됐다. 예식중 주교단은 파견 사제들에게 ‘안수와 축복의 기도’로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했으며, 이용훈 주교는 용기를 갖고 주님을 증거할 수 있도록 ‘십자가 목걸이’를 축복해 선교 사제들에게 걸어주었다.
영성체 후 있은 ‘파견식’은 교구 해외 선교 경과보고,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장 이성효(리노) 주교의 격려사, 꽃다발 증정 및 파견 사제 인사 등으로 이어졌다.
이성효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해외 선교는 무엇보다 그 선교 지역에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면서, “낯선 문화에서 사목을 펼치는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보다 ‘겸덕’이다. 언어의 어려움이나 다른 삶의 어려움도 우리의 겸덕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파견 사제들의 인사말도 이어졌다.
미국으로 파견되는 구영생 신부는 “주교님께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고 기도해 주신 것처럼, 기도 안에 살고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며 소임지에서 성실히 살겠다.”라고 다짐했다.
남아메리카 칠레로 파견되는 이용규 신부는 “작년에 어학연수를 위해 현지에 살면서 다른 문화, 다른 언어를 가진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기도해주신다면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그 자리에서 하느님과 함께 기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또한 고상우 신부는 “선교지에 가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잃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주님께 도우심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 잠비아로 파견되는 신동호 신부는 “선교사는 하느님이 없는 곳에 하느님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와 계신 하느님을 찾고 발견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면서, “낯선 곳에서 만나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고 그 안에서 이미 와 계신 하느님을 찾고 도움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는 사제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수원교구는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교구와 잠비아 솔웨지교구, 남아메리카 페루 시쿠아니교구와 칠레 산티아고대교구, 안토파가스타대교구에 ‘피데이도눔’ 협약으로 사제 9명을 파견했다. 또한, 북미주 지역에서는 교포 사목의 형태로 총 5명의 사제가 활동 중이다. 이 외 일본과 중국에도 선교 사제 4명을 파견하고 있다.
이번 파견 미사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피데이도눔’ 사제는 12명이 되며, 교포 사목은 총 6명이다. 수원교구는 지난 2008년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교구에 처음으로 피데이도눔 사제를 파견한 후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피데이도눔(Fidei Donum) : ‘피데이 도눔’은 ‘신앙의 선물’이라는 뜻으로, 비오 12세 교황이 1957년 반포한 회칙 제목이다. 비오 12세 교황은 이를 통해 사제 수가 비교적 많은 교구 주교들에게 사제가 부족한 지역에 교구 사제를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이로써 비교적 사제가 많은 교구의 주교가 사제가 현저히 부족한 교구의 주교 요청에 의해 사제를 파견하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해외 선교의 뜻이 있는 사제들은 교구를 떠나 해당 선교회에 입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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