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주교)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와 공동주관으로 2023년 10월 25일(수)부터 29일(일)까지 경기도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일본 ‘히로시마 세계평화 기념성당’에서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주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미·일 종교의 역할)을 개최하였다.
이번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은, 동북아에서의 평화 증진을 위한 한국, 미국, 일본 주교회의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기후 위기를 맞이하는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종교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모색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위의 목표 달성을 위한 가톨릭교회의 Peacebuilding 역할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하였다.
참가한 한국 주교단은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함흥교구장 서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전 광주대교구장), 정신철 주교(인천교구장),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 미국 주교단은 존 웨스터 대주교(산타페 대교구장), 데이비드 말로이 주교(락포트 교구장), 리차드 페이츠 주교(더뷰크대교구 교구장 서리), 윌리엄 숀 맥나이트 주교(제퍼슨시티교구장)이며 일본 주교단은 다카미 미츠아키 대주교(전 나가사키교구장), 시라하마 미츠루 주교(히로시마 교구장), 가쓰야 타이치 주교(삿포로 교구장)이다.
▣ 첫째날 25일(수)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첫째날인 25일(수)에는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 순례자 갤러리에서 개막 행사로 평화서예전을 개최하였다.
▣ 둘째날 26일(목) 컨퍼런스 1
26일(목)에는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가졌다. 컨퍼런스 1은 제1세션, 제2세션, 라운드테이블로 이루어졌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개회사에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깊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인류는 ‘힘을 통한 평화’라는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제1세션(사회: 백장현,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에서 ‘핵무기의 위협과 군비경쟁’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혜정 교수(중앙대 정치국제학과)는 발표 끝에 “남북한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개입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참여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군수 포함)을 꾸준히 요청받아왔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내내 러시아의 가장 일관되고 헌신적인 지지국 가운데 하나인” “북한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긴장 상황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였다.
제2세션(사회: 조효제 교수, 성공회대학교)에서 발제를 맡은 이상헌 이사장(녹색전환연구소)은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사용후핵연료는 대단히 위험한 독성 물질”인데, “완벽한 사용후핵연료 처분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검증된 방법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며 “착륙할 곳이 없이 공중에 떠있는 비행기, 화장실 없는 맨션이라는 비유도 있다.”고 말하였다.
제2세션 토론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덕원 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는, 최근 열린 ‘한일탈핵평화순례’(2023년 10월 13-19일) 참가 경험을 공유하며, “기후 변화로 야기된 식량 부족, 물의 부족, 사회 인프라의 붕괴, 경제적 빈곤, 보건 위생의 위기, 분쟁 가능성의 증대 등은 단순히 각각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인권과 평화의 범주로 확대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남북한이 기후 위기 국면에서 잘 협력하여 극복할 수 있을 때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도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리라 믿는다.”고 말하였다.
▣ 셋째날 27일(금)
27일(금)에는 김성경 교수(북한대학원 대학교)에게서 '정전 70년'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이어 상징적 공간인 JSA 안보견학관을 견학한 다음, JSA 성당(군종교구)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미사를 거행하였다.
이기헌 주교는 강론에서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 건 남북간의 이해충돌이나 대화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주변 강대국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역사를 통하여 경험하였다.”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이 시기에 평화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신앙의 눈으로 평화를 생각해 보자.”고 말하였다.
한편, 미사 중 봉헌 예절에서는 이번 포럼에 참여한 청년 나우* 회원들이 종이학을 봉헌하였다. 일본에서 종이학은 반전과 반핵, 평화를 상징하는데,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일본 도쿄에서 가톨릭 청년들과 사제, 수도자들이 함께 평화 종이학을 접었고, 이 미사 때 봉헌하였다.
* ‘나우’는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에 참가하는 한국, 일본, 미국의 젊은 세대들의 모임이다. ‘나우’는 ‘나와 우리’, ‘지금 여기’, ‘하느님의 현재적 순간’, ‘새로운 관계 맺기’를 상징한다.
▣ 넷째날 28일(토) 컨퍼런스 2
28일(토)에는 일본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 지하성당에서의 미사를 시작으로 평화기념공원과 기념관에서 평화순례를 하고, 오후 2시부터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 라살회관 대강당홀에서 컨퍼런스 2를 가졌다. 컨퍼런스 2는 시라하마 미츠루 주교의 환영사,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의 축사, 한·중·일 학자와의 대화, 갈등 해결 워크숍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저녁 7시에는 “한·미·일 청년 평화를 이야기하다”를 진행한 다음, 한·미·일 주교들과 나우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춘천교구장이며 함흥교구장 서리이기도 한 김주영 주교는 “제가 청년일 때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런 고민을 하는 청년들이 귀하고 감사하다. 저부터 성찰하고 행동하겠다.”고 강조하였다.
▣ 마지막날 29일(일)
29일(일)에는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교중미사에 함께하고, 한·미·일 주교들과 참가자들이 회의를 가짐으로써 ‘2023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일정을 마쳤다. 이날 미사 강론에서 전임 나가사키 대교구장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과거의 역사 과정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동시에 그 역사를 움직인 위정자와 군인, 국민의 책임과 무수한 사람들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생각하며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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