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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강론]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0주년 기념 미사 의장 주교 강론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17 조회수 : 627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0주년 기념 미사

(2023년 3월 15일(수) 오후 6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 대성당)


이용훈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전 세계 교회의 최고 목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제266대 교황 선출 10주년을 기념하며 교황님께서 거룩한 사도직무를 건강하게 수행하시도록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 지상 순례자의 길을 걷는 뭇 신앙인들과 세상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불철주야 봉사하시는 탁월한 목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보내 주신 주님께 특별한 감사의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보편 교회와 언제나 일치하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느님 백성과 함께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충실히 드러내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꼭 10년 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새로 선출되신 교황님을 직접 뵙고자 모인 수많은 군중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첫인사로 세상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할 것임을 천명하시며 부족한 당신 자신을 위하여 기도해 달라고 간곡히 당부하셨습니다. 그분의 기도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기도, 새 생명의 숨결」에서 교황님께서는 “기도는 우리 손에 쥐어진 첫째가는 중요한 연장”이라는 점을 강조하시면서 끊임없이, 항구하게 하느님과 일치하며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미사의 독서와 복음 말씀은 교황님의 중요한 사목적 직무를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독서의 이사야서 말씀은 세례받은 모든 이의 보편 사제직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세례성사로 주님의 자녀가 된 이는 예외 없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며, 주님의 은혜의 해, 하느님의 응보의 날을 선포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해야 합니다. 이렇게 세례 받은 하느님 백성은 사제들과 함께, 그리고 교회의 최고 목자이신 교황님과 함께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삶에 기꺼이 참여하며 시노드 여정을 함께 걷게 됩니다.


오늘 복음도 베드로 사도와 그 후계자들의 사목적, 교의적 핵심 내용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는 질문에 시몬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복음은 우리가 믿는 분이 누구인지를 우리의 전 생애와 전 실존을 다 바쳐 고백함으로써, 바로 우리가 살아도 그리스도인이고, 죽더라도 주님의 자녀로 죽을 것임을 맹세하는 참신앙인의 길로 들어가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누구신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형식적이고 겉치레 신앙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난 2월 23일부터 수일간 태국 방콕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아시아 대륙별 회의’에 한국 교회 대표단이 참석하였습니다. 비록 아시아는 다른 대륙에 비해 복음화율은 낮지만, 주님을 찾고 복음화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시아의 하느님 백성 모두 주님을 이웃에게 알리기 위해 먼저 예수님의 마음과 정신, 가르치심을 몸으로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함을 토로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교리 교육과 교회 가르침의 적극적인 실천이 절실하게 요청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과 양성은 교우님들, 신학생들, 수도자들, 사제들을 포함하여 주교단까지 뼈를 깎는 쇄신과 끊임없는 성찰이 전제되어야 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의 신앙 고백과 그 실천은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돌”이신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 위에 세우신 당신의 교회는 베드로 사도가 고백한 그 신앙 때문에 어떤 세상의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굳건하게 남아 있습니다. 굳건한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모든 하느님 백성의 일치와 화해, 소통과 친교 안에서 하나가 되어 성장하며 눈부신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베드로 사도에게 수여된 두 개의 열쇠인 ‘묶고 푸는 권한’을 눈에 보이는 교회의 성사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신비 가득한 은총을 받습니다. 이렇게 신앙인은 거룩한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신비를 충만히 받고 있기에 주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하시는 그 은총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를 개최하시며 교회가 하느님 백성의 모든 소리를 듣는 경청의 자세를 강조하십니다. 경청을 통해 성령의 뜻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군사정권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미얀마를 위해, 지진의 화마에 휩싸인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고 계십니다. 또한,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공동의 집인 지구 환경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십니다. “개인적 회심, 사목적 회심 그리고 생태적 회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님의 신앙적 가르침과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염원하시는 간절한 호소와 권고에 연대하며 실천할 것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교황 선출 10주년을 맞아 교황님을 위해서 끊임없이 정성껏 기도해 주시고, 이 땅의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통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여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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