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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신부 "정규직화 갈등, 비난과 대결 아닌 대화와 양보로 풀어야"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7-08 조회수 : 2716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주형 신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논란과 갈등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무한경쟁 속에서 미래를 불안해하는 취업준비생들과 열심히 일해도 차별을 받아온 비정규직의 아픔이고스란히 녹아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이번 사태를 그저 분노하고 목소리만 높이기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차분히 사태의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장인 이주형 신부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주형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인국공`이라고 표헌하더군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논란과 갈등이 계속 이어졌는데 노동사목 담당하시는 분으로서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많은 분들이 마찬가지시겠지만 안타깝죠. 그리고 우리 사회의 아픔이라고 봅니다.

 

 


▷어떻습니까?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역차별에 대한 얘기였는데 청년 취준생들이 느끼는 역차별과 불공정에 대한 분노,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일단은 다른 곳을 제외하고 취준생들이 느낄 답답함과 아픔이 있다고 봅니다. 정말 수 년을 공부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그런 곳에 다른 세대나 옛날이야기와 비교하기보다 순수하게 공감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프다는 사람한테 논리적으로만 따지는 것은 위로가 될 수 없죠. 일단은 그런 것들은 충분히 공감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픔은 아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얘기를 하자는 말씀이신데 지금 청년 취준생들과 또 불합리한 처우 속에서도 고생하는 비정규직 종사자들 여기에 또 정규직 기존 노조와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것 같은데, 이번 사태 의 본질은 뭐라고 보십니까?

 

▶일단은 거시적으로 열악해진 고용환경 그리고 세계적 경기 침체 같은 이러한 큰 배경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몇 년째 우리 사회에 있어온 청년층의 취업난도 사태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고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비정규직의 양산인데 마치 그런 것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폐기물을 쌓아놨더니 수십 년이 지나서 이제는 산더미 같은 쓰레기산이 되었다. 결국 인국공 사태는 20년 이상 지속 되어온 외주화의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많이 만들어 놓은 비정규직과 그에 대한 무책임한 방치가 사태의 본질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좀 실타래 풀 듯 풀어보면요. 먼저 정규직화 되는 비정규직과 취업준비생들의 대립과 분열 문제, 어떻게 좀 들여다보고 계세요?

 

▶일단은 저는 정부에 여러 가지 아쉬움을 갖고 있는데요. 가령 2017년 최저임금 인상 때도 임금노동자들과 사업주들 간의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때 당시에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의 정책실행이 한마디로 용두사미라고 비판을 많이 했어요. 최저임금이 오르는 건 좋은데 공약은 좋았으나 세밀한 준비와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인국공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정부가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매우 부족해 보입니다. 가령 노조와의 대화, 설득, 국민적 공감대형성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마저도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그런 것이 사태를 더 크게 키운 거 아니겠는가. 해법을 위해서는 이게 무슨 마술처럼 뿅 하고 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노동 현장은 대화가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정부는 책임감을 갖고 이 사태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직고용 문제도 논란이 되던데요. 비록 협력업체 계약직이었지만 직고용 과정에서 탈락하면 졸지에 또 실업자가 돼버리지 않습니까. 실제로 지난달 말 실시한 필기시험에서 10명이 탈락했다고 하고요. 오늘부터 이어지는 체력시험, 면접시험에서도 탈락자가 예상이 된다는 얘기들 나오는데 이런 직고용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사자들도 분명히 시원한 상황은 아니죠. 제가 주목하는 것은 이 비슷한 상황이 더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이런 문제를 통해서 제기될 문제가 비정규직 같은 현장에서 나타나는 역차별입니다. 사실은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화도 중요하지만 공항에서 일하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도 이것을 원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은 이게 정부가 공공부문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시행했지만 사실은 공공부문은 50만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거의 900만 가량의 민간부문의 비정규직은 어떻게 할 거냐. 사실은 두 가지인데 정말 이번에 고용이 잘 되지 않은 보안검색 거기도 어려움이 있죠. 그런데 비슷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결국 정부가 제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너무 추상적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정책의 완성도나 세밀감이 떨어져 보인다는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당사자가 느낄 여러 가지 상실감도 안타깝지만 이것을 만든 원인이 뭐냐고 봤을 때 저는 분명히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까 어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안검색요원을 자회사로 남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더군요. 이런 청원글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안타깝습니다. 정책이라는 것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정말 세밀하게 분명히 이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현장을 다녀보지만 그 노력이라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 대화해야 되고 당사자들과 이해관계 조율해야 하고 어쨌거나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어떤 책임감을 발휘하는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일각에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논란이 크다 보니까 정규직화의 공정한 원칙이 확립될 때까지 전환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럴 필요도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결국 이 문제는 당사자들이 풀어야 합니다. 사실은 교섭이 중요하고 여기서 정부의 리더십이 발휘해야 합니다. 결국 양자가 납득할 만한 안이 나와야 되는 거잖아요. 정규직 노조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도 근거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양자의 갈등이기 때문에 대화로 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같은 정규직이라고 해도 입사 시점이 다른 보안검색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대립 또 여기에 정규직 노조의 대립까지 얽히면서 을과 을의 싸움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들도 나오는데, 을과 을의 싸움이라는 말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해보세요?

 

▶그러니까 이게 참 어떻게 보면 공감이 가는 상황이죠. 사실 누구나 어렵지 않습니까? 취업이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은 절박해지고 민감해지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어떤 제가 계속 말씀드린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물론 그것만으로 어떻게 사태가 해결될까요. 뭔가 우리 여러 가지 판단과 식별도 중요하고 그래서 여기서 종교의 여러 가지 역할도 중요해보입니다. 결국 이런 문제라는 것은 뭔가 배려하고 양보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거든요. 어쨌거나 이 상태가 비난과 싸움으로 가서는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인국공 사태의 본질을 말씀하셨을 때 일자리 부족 문제도 본질 중에 하나라는 말씀하셨는데요. 정부가 일자리 정책 이끌어가면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문제 해결하면 바로 노벨평화상감이에요. 지금 일단은 당장의 닥친 현실을 봤을 때 많은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좋은 일자리가 결국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비정규직의 문제가 그거잖아요. 그런데 어쨌거나 이 문제에 대해서도 결국 교회가 가르치는 해결 방법은 타협과 대화, 상생이다. 그래서 정치권의 협력과 노사정의 협의와 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장이신 이주형 신부의 말씀 들었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 leoyu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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