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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헬렛의 “허무”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9-08-02 조회수 : 893

2019년 8월 4일자 수원주보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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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헬렛의 “허무”


   코헬렛의 주제는 ‘허무’라는 단어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코헬렛에서는 ‘허무’하다고 할까요?


   구약성경 학자들은 코헬렛이 지혜에 대한 전통적인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중에서 박영식(사도요한,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 신부의 논의는 우리가 코헬렛에서 말하는 “허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과연 현자들이 제공하는 지혜를 따르는 사람은 언제나 주님의 축복을 받으며 인생의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과연 경험 세계에서 얻은 결론과 그 법칙성에 기반을 둔 지혜가 인간에게 더 나은 미래를 확실하게 약속해주며 만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 그는(코헬렛의 저자) 자신이 추구하는 지혜를 결코 얻지 못했노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 그가 애써 수고한 보람으로 얻은 바를 전혀 수고하지 않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하기에, 그는 자신이 애쓴 보답으로 얻은 결과를 증오한다.” 박영식 신부는 “코헬렛이 이스라엘의 신앙 안에서 하나의 기정사실로 간주된 상선벌악이란 보상원칙이 붕괴되었음을 지적하며 한탄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논의의 핵심은 코헬렛이 매우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쓰였다는 것으로써, 사실 많은 이가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어리석은 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코헬 2,16 참조). 그렇기 때문에 코헬렛의 저자는 선한 이가 어렵게 살고 악한 이가 즐겁게 사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허무하다.’라고 탄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코헬렛의 저자와 같이 현실주의적 입장에서 ‘허무하다.’고 탄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하신 말씀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콜로 3,1). 사실, 하느님이 아닌 모든 것은 ‘허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의 ‘부유한 사람에 대한 비유’를 성찰해 볼 수 있습니다.


글. 이수완 로마노(하상신학원 외래교수, 영성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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