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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관련|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위령미사 강론(안산 화랑유원지 야외 제단. 2014.11.19.수.20:00)|

  • 관리자
  • |조회수 : 579
  • |추천수 : 0
  • |2015-03-26 오전 10:47:34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위령미사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 제단. 2014.11.19..20:00)

 

세월호 참사가 난지 오늘로 217일을 맞아 수원교구 사제단은 이곳 화랑유원지에서 비명에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 246, 단원고 교사들, 일반인를 비롯한 295위와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 4, 교사 2, 일반인 3위 등 304위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이 사건은 지난 416일 성주간 수요일 아침에 발생하였습니다.

이 엄청난 재앙과 슬픔앞에서 온 국민이 하나되어 이 역경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았습니다.

이 어이없는 참사는 결국 이 땅에 사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부패와 병폐,

황금만능주의로 인한 중독과 오염이 빚은 총체적 인재(人災)였습니다.

사고후 배는 기울며 87분간 승객을 탈출시킬 충분한 기회를 주었지만,

항해사와 관제센터는 엉터리 교신으로 시간을 허비하였고,

선내방송은 10여차례나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으며,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을 버리고 먼저 도망쳤습니다.

정부도, 해양수산부도, 해양경찰청도 구조작업에 미숙하게 대처하며 허둥대는 모습만을 보인채,

단 한사람도 구조하지 못하는 원한서린 무능을 드러냈습니다.

가족들과 온 국민은 구조현황을 눈물로 지켜보며 한 사람의 생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비극의 현장을 지켜본 증인이 되었습니다.

 

배가 기우는 중에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전혀 상상조차 못한 채, 장난기어린 문자와 동영상을 부모님들과 가족, 형제들에게 보냈습니다.

허지만 그후 한떨기 순결한 백합같은 청운의 꿈을 꾸던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은 차디찬 바닷물속에서

극도의 두려움에 떨며 절규하며 스러져갔습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비리와 부정한 모습이 죄없는 순진무구한 열여덟살 젊은 학생들과 가족의 삶을

송두리채 빼앗아 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석고대죄해야 하는 천추의 한을 남긴 잘못을 저지른 죄인들입니다.

나라와 사회가 양심과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다면 국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우리 정부를, 정치인을 선택한 죄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전하고 정의로운 국가 개조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참사를 수습하는 우리사회의 소통과 화합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그지없었습니다.

64지방선거와 730일 재.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아니 그 결과에 따라

여야는 선명하게 다른 입장에서 극한적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한편에선 경제가 죽는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그만 얘기하자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여부는 이념논쟁으로 비화하였고,

우리 사회는 그 지긋지긋한 보수.진보라는 진영 논리의 덫에 걸린채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극우 보수단체들은 유가족과 선의의 시민에 대한 일그러진 증오심을 여과없이 표출하였고,

여러 모욕적인 언어로 상처난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지난 117일 국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미흡하고 한계를 지녔음에도 가족대책위는 그동안의 합의과정을 존중하여

수용하기로 하였지만, 그동안 유가족들은 온갖 수모와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500만명이 넘는 국민의 서명과 단식의 대가를 치르고도 이런 미진한 법안이 만들어진 것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 의문점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온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치, 사회 개혁에 나서야만,

세월호 비극의 제단에 바친 희생자들의 몫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유족들과 구조된 이들도 깊이 각인된 상처와 아픔속에서도 일상을 되찾으며 치유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그리스도인이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가족들과 친지, 벗들이 304위의 사랑하는 혈육과 가족을 가슴에 묻었습니다.

그러나 참사의 진실은 결코 묻혀서는 안되며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성공, 출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의 축적 지향주의에서 벗어나,

사회와 이웃에게 예의와 도리를 다하는 사회, 관대함과 너그러움, 연민과 공감을 나누고 연대하는 사회,

정직과 성실, 양심과 도덕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 사회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지난 815일 우리나라를 방문하신 프란치스꼬 교황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그리스도 신자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과 개혁을 이룩하는 일에 몸바칠 것을 당부하시고,

동시에 올바른 정신적, 영성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서,

그리고 온갖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이에 부응하여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10일 광화문광장에서

희생자 304위를 위해 304일간 매일 416분에 세월호 희생자와 생존자와

이 고통에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주교 17, 교구사제 1936, 수사와 수녀 5919, 신자 123081명이 서명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130,936인 선언'을 통해 희생자 가족의 아픔에 끝까지 동행하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든 시도와 권력에 경종을 울리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천주교 주교회의도 추계총회를 마치고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

그리고 이 참사를 만든 구조적 비리와 사회적 죄악에 대해 국가 개혁과 개조가 이루어지도록

연대할 것을 천명하였습니다.

 

우리는 295위의 사랑하는 이들을 하늘나라로 보낸 가족들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저들이 하느님 품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가족앞으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조은화 양,

허다윤 양, 남현철 군, 박영인 군, 권재근 님과 권혁규 군 부자, 이영숙 님 등 9위를 기다리는

여덟 가족들은 선체수색 종료로 더욱 아픈 마음을 안고 살아가게 되시었습니다.

그동안 단장의 고통으로 속이 다 타버리는 시간을 견디셨습니다.

바닷물속에 있는 가족을 찾은 후 한없이 목놓아 울고싶은 희망하나로 그 긴 시간을 버티셨습니다.

우리는 남아있는 선체인양과정에서 잃은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실종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그리고 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옥체 잘 보존하시기를 곁에서 지켜드릴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 그리스도를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해 세상에 파견하셨지만,

인간들에 의해 성자께서 십자가 극형을 받아 처참하게 죽으시는 모습을 지켜보셨습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304위의 우리 가족들이 어둔 선체안에서 단말마의 고통을 겪으며 울부짖을 때

가장 가까이 그들 곁에 계셨습니다. 304위 희생자들은 세상의 죄와 부패를 고발하며

죽음을 통하여 부조리한 이 세상에 올바른 양심과 도덕의식을 세우라고 외친 것입니다.

그리고 성모님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온갖 욕설과 침뱉음을 받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못박힌 두 손이 찢어지고 무게에 짓눌려, 두발에 박은 못이 뼈와 살을 헤집는

극한 상황의 한계를 온몸으로 느끼시는 모습을 친히 목격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아들 예수님의 몸을 품에 안으시고 진한 눈물의 기도를 바치셨듯이,

이 꽃보다 아름답고 순결한 학생들을 부둥켜 안아주시며 애통해 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모든 죄인들의 피난처, 병자의 어머니, 고통당하는 이들의 어머니,

근심하는 이들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또한 모든 위로의 원천이요 즐거움의 샘이시며 하늘의 문이시며, 가정의 모후이시고

평화의 모후이십니다. 304위 희생자들이 신음하며 고통받으며 죽음의 길을 갈 때

성모님도 함께 우시며, 이들을 당신 품안에 꼭 껴안고 주님께 맡기셨습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다시는 고통받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입니다.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지난 815일 삼종기도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큰 위로를 주셨습니다.

세월호침몰 사건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큰 고통중에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맡겨드린다고 하시면서,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 생명과 평화의 나라안에 받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이들을 돕는 이들을 격려하여 주시기를 기도드린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저녁 304위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여 주신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늘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위에게 영원한 안식을 베풀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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