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 - 참여마당
  • 교구안내
  • 알림마당
  • 참여마당
  • 간행물
  • 인터넷방송
  • 로그인회원가입
  • 참여마당
  • 오늘의 묵상
  • 성경이어쓰기
  • 상담게시판
  • 자유로운글
  •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 앨범게시판

오늘의 묵상

  • HOME > 참여마당 > 오늘의 묵상

9월 2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조회수 : 85
  • |추천수 : 0
  • |2019-09-20 오전 9:14:33

9월 20일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티모테오 1서 6,2ㄹ-12
루카 8,1-3 
 
< 우리 모두는 영예롭고 자랑스런 순교자들의 후예입니다.
우리의 혈관 속에는 순교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 

언젠가 마치 한 송이 숨은 야생화처럼, 외진 곳에서 기도와 노동, 희생과 보속으로 하루를 살아 가시는 수녀님들의 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저를 보신 원장 수녀님께서는 대뜸 ‘떡 본김에 제사 지내자!고 하십니다.
사연인즉은 고백 지도 신부님께서 지난 번 바쁘셔서, 성사를 한번 건너 뛰셨는데, 이왕 오신 김에 우리 수녀님들 깨끗하게 세탁 좀 해주고 가랍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수녀님들께서는 한 달에 한번도 아니고 두번 씩이나 고백성사를 보신답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 추측을 했습니다.  
 
‘언제나 기도 안에 영적으로 사시는 수녀님들,
그것도 격주로 안 빠지고 고백성사를 보시는 수녀님들이니,
초스피드로 끝나겠지!’
그러나 웬걸!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세속에 찌들어 사는 우리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습니다.
크게 위안이 되는 점 한 가지는, 그 맑고 선한 수녀님들께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그’로 인해 쌩고생하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먼데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 매일 같은 식탁에 앉아 삼시세끼 밥먹는 사람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강의 때 마다 결론 삼아, 단골 소재로 삼아 드리는 말씀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영예롭고 자랑스런 순교자들의 후예입니다.
우리는 자주 까먹지만 우리의 혈관 속에는 순교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사랑의 유효 기간, 결혼의 유통 기한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전문가 집단의 연구에 따르면 그 유효기간은 통상 30개월이랍니다.
3년이 채 못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한지 30개월이 경과하자마자, 한 가지 ‘각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마치 로또 같은 그분, 로또 안 맞듯이 죽어도 나와 안맞는 그분, 나와 달라도 너무나 달라,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그분, 바로 그분을 향한 ‘순교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와 철저하게 다른 그분을 순교하는 마음으로 인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말이지 이해하지 못할 상황 앞에서는, 순교의 형장으로 끌려가는 순교자의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런 영웅적인 노력으로 인해 우리는 사랑의 유효 기간을 무한대로 연장시켜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위대한 한국 순교자들의 영예로운 순교는 어느 날, 평소 조금도 준비 안했는데,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 절대 아닙니다.  
 
별 자격도 없었는데, 병인박해가 다가오고, 기해박해가 다가와서, 다시 말해서 시대가 도와줘서 순교의 영광을 맞이하신 것이 결코 아니란 것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런 순교자들은 평소 늘 순교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셨습니다.
매일 나와 다른 그를 기쁜 마음으로 인내하며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매일 다가오는 결코 내게 호의적이지 않은 고통스런 현실을 크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견뎌냈습니다. 
 
그런 일상적인 순교 훈련, 순교 연습이 매일 지속되었습니다.
그 결과 순교의 기회가 다가왔을때, 단 한걸음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찬미와 영가를 부르며 순교의 현장으로 기쁘게 나아가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 각자 앞에 주어진 삶의 현실 속에서 어떤 방식, 어떤 자세로 순교 영성을 실천할 것인지 고민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