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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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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조회수 : 109
  • |추천수 : 0
  • |2019-04-24 오전 9:31:55

4월 24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루카 24장 13-35절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 세상이 꼭 바람 같습니다 >

수도원 입구부터 마당까지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들이 그야말로 제철입니다. 
눈부시게 ‘만개’했습니다. 
인파에 시달리지도 않고도, 멀리 가지 않고도 ‘눈 부르도록’ 꽃구경을 할 수 있으니 대단한 호사를 누리는 편이지요. 
 
미풍조차 견뎌내지 못해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무수한 꽃잎들의 몸짓에 나무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바람은 참 무정합니다. 세상이 꼭 바람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흔들립니다. 
그럴수록 내 안타까운 분신들은 시시각각 떠나갑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시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참으로 좋은 계절입니다.
‘인생 뭐 있어요?’ 한번뿐인 삶, 다시 오지 않을 세월, 잠시 지나가는 인생인데, 때로 숨도 좀 돌려가면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마음 크게 먹고 가까운 야산에라도 한번 올라 보십시오. 
사방에 예수님 부활의 자취가 완연합니다. 
온 천지가 화사한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여유가 되신다면 마음 맞는 친구를 불러내어 꽃비를 맞으며 꽃그늘 아래를 한번 거닐어 보십시오. 
 
마음에 꼭 드는 친구 한명 없으십니까? 
이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사람, 부담 없어서 좋은 사람, 언제든 찾아가면 늘 거기에 서 있는 사람, 
내 모든 흉허물에도 불구하고 정겨운 시선을 내게 보낼 여유가 있는 사람, 때로 티격태격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 부끄러운 속사정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이런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 같은 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엠마오로 걸어가는 제자들에게 다정한 친구처럼 다가가십니다. 
그들의 근심어린 표정에 걱정하시며 “무슨 일이냐?”며 물어봐 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편한 친구처럼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그들의 모든 사연을 다 들어주십니다.  
 
이윽고 사려 깊은 친구처럼 그들이 풀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차근차근하게, 그리고 아주 쉽게 설명해주시고 풀이해주십니다. 
 
날이 저물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오랜 친구처럼 함께 숙소에 들어가십니다. 
막역한 친구처럼 함께 식탁에 앉으십니다. 
자상하게도 손수 빵까지 떼어 제자들에게 먹으라고 나누어주십니다. 
 
엠마오를 향해 걸어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모습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십시오.
너무도 다정한 친구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여러 모습 가운데 두드러진 모습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제자들의 여행길을 친절하고 따뜻하게 동반해주시는 동반자로서의 모습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이 걸어가는 이 고달픈 여행길에도 둘도 없는 친구처럼 동행해주시는 분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미아 같은 우리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자상한 친구의 모습이 분명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의 하느님을 멀리 계신 분으로 느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송구스런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친구 같은 하느님’으로 우리들의 하느님 상을 재설정하면 좋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우리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오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던지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